야구

이승엽 감독, 김태형 위원에게 부탁한 그 한마디

역전의 명수 2023. 4. 12.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11일 잠실구장에서 맞대결을 펼쳤습니다. 이날 경기는 작년까지 두산 지휘봉을 잡았던 김태형 SBS 해설위원이 처음으로 두산 경기를 중계하는 날이기도 해서 관심을 끌었습니다. 특히 이승엽 신임감독이 작년까지 SBS에서 해설을 했었기에, 결과적으로 옷을 맞바꿔 입게 된 두 사람에게 시선이 쏠렸습니다. 

 

김태형과 이승엽, 경기 전 스케치

 

경기 전 인터뷰에서 두산 선수들은 김태형 위원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욕을 먹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며 농담 섞인 멘트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유니폼이 아닌 정장을 차려입은 김태형 위원은 두산 더그아웃을 찾아 한동안 물끄러미 그라운드를 응시하며 감상에 젖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이윽고 두산 이승엽 감독을 만난 김태형 위원은 반갑게 악수를 나누었고, 두 사람은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었죠.

대화하는-김태형해설위원-이승엽두산감독

 

애정 담긴 김태형의 해설과 이승엽의 부탁

 

김태형 위원은 편파 중계 시비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인지 신중한 해설을 하려는 노력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두산 선수들의 플레이를 해설할 때, 전임 감독으로서의 애정을 숨길 수는 없었는데요.

 

선발투수 최승용이 두산 공격 때 원아웃 상황부터 불펜에서 몸을 풀자, "천천히 팔을 풀어도 되는데, 잘 던지고 싶은 마음에 벌써 준비하는 것 같다"며 웃었습니다.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박치국의 피칭을 칭찬하면서는, "박치국이 앞에서 해주면 계산이 선다. 작년에는 정철원과 홍건희 앞에서 던져줄 마땅한 투수가 없었다"는 상세한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경기는 7회말 터진 양의지의 역전 적시 2루타에 힘입어 두산이 키움에 6:4 역전승을 거두었습니다.

 

경기 종료 후 진행된 승장 인터뷰에서 김태형 위원은 이승엽 감독을 향해, "준비가 상당히 잘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덕담을 건네었습니다.

 

이에 이승엽 감독은 "전임 감독님께서 잘 이끌어주셔서요. 제가 존경하는 감독님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화답했죠. 그러면서 이승엽 감독은 "위원님이 요즘 독설을 많이 하시는데, 저희 팀에게는 관대하게 잘 부탁드립니다"며 농담을 던졌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O2_-7roRpE 

 

엇갈린 운명, 두 사람의 행보는?

 

김태형 해설위원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동안 두산 감독으로 재임하며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의 위업을 이루었습니다. 두산왕조를 중심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임 마지막 해이던  작년에는 9위로 추락하며 재계약을 하지 못했습니다.

 

두산 구단은 공석이 된 자리에 이승엽 감독을 선임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이자 삼성라이온즈의 레전드인 이승엽 감독은 화려한 선수 생활을 보냈지만, 은퇴 후 프로무대에서는 지도자 경력이 없었기에 감독 선임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현재 시즌 초반이지만 이승엽의 두산은 6승 3패를 기록하며 선두 SSG 랜더스에 1경기 차 뒤진 2위를 달리며 선전하고 있습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서로 다른 위치에 서 있었던 두 사람의 행보는 앞으로도 관심을 끌 것 같습니다. 올 시즌 SBS채널에서 김태형 위원이 두산 경기를 중계하는 날에는 카메라가 항상 두 사람의 얼굴을 비출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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