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화를 낸 이유

역전의 명수 2023. 4. 10.

LG 트윈스는 지난 주말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삼성라이온즈와의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신바람 나는 4연승을 달렸습니다. 하지만 일요일 경기에서 염경엽 LG 감독이 그라운드를 향해 화를 내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포착되었습니다. 올해 꼭 우승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그런 행동으로 드러난 것이 아닐까요?

 

염경엽 감독의 불만이 표출된 두 장면

 

LG 트윈스는 9일(일요일) 경기에서 런&히트, 홈스틸 등 현란한 작전 야구를 선보였습니다. KBO리그 최고의 지략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염경엽 감독의 별명이 '염갈량'인 이유이기도 하죠. 그러나 염경엽 감독은 이날 유독 작전 실행 후 선수들을 향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양 팀이 2:2로 팽팽하게 맞선 8회말 LG 공격 때, 염 감독은 상대의 허를 찌르는 작전을 꺼내 놓았습니다. 2사 2, 3루의 찬스에서 서건창 대신에 전날 경기에서 끝내기 안타를 날렸던 오스틴을 대타로 기용했습니다. 이에 맞서 삼성 벤치에서는 우규민으로 투수를 교체하는 맞불을 놓았지요.

 

초구는 볼이었고, 2구째를 앞두고 2루 주자였던 김현수가 리드를 길게 가져갔습니다. 상황을 눈치챈 우규민은 고개를 까딱이며 유격수에게 2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라는 신호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재빠르게 견제구를 던졌습니다. 그 순간, 3루에 있던 주자 문성주가 홈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삼성의 유격수 이재현이 홈으로 정확하게 송구하며 문성주는 태그 아웃을 당했습니다.

 

중계를 하던 MBC의 정민철 해설위원은 "오스틴을 대타로 기용해서 모두가 타자를 주목하고 있을 때, 예상치 못한 작전을 펼치다니 대단하다"고 말했지요.

 

문성주의 홈 태그 아웃 상황에 대해 염경엽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판독이 이루어지는 사이 3루 주루코치를 향해 두 팔을 벌리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3루 주자 문성주의 리드폭이 적었다는 의미로 보였습니다.

 

염 감독의 의도대로 미끼로 던진 2루 주자에게 견제가 들어갔기 때문에 만약 3루 주자의 홈 대시 타이밍이 빨랐다면 작전은 충분히 성공할 수 있었을 겁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문성주 선수는 "제가 뛰는 타이밍이 늦었다. 제 잘못이다"며 작전 수행 실패를 인정했습니다.

LG트윈스-점퍼-입은-염경엽감독

염경엽 감독의 불만은 연장 10회말 공격에서 또다시 터져 나왔습니다. 선두 타자 박해민이  내야안타를 치고 출루를 했고, 이어진 홍창기의 타석에서 보내기 번트가 나와 박해민은 2루까지 진루했습니다. 하지만 더그아웃에 있던 염 감독은 갑자기 그라운드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신경질적인 표정을 지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았기에 염 감독이 육두문자를 내뱉는 입모양이 카메라에 다 잡혔지요.

 

중계를 하고 있던 정민철 MBC 해설위원은 "상황적으로 봤을 때는 계획한 대로 된 것 같은데, 무슨 문제인지 판단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경기가 끝난 후에도 염 감독이 당시 왜 그렇게 화를 냈는지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기에 미스터리로 남는 대목입니다.

 

이후 계속된 찬스에서 LG는 문성주의 안타로 1사 1, 3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다음 타자 김현수가 1루 방면 땅볼을 치는 바람에 3루 주자로 홈에서 아웃되었습니다. 이대로 찬스가 무산되나 싶었지만, 2사 1, 2루 상태에서 문보경이 1루수 옆을 지나는 강습 타구를 날렸습니다. 삼성 1루수 오재일이 몸을 날려 멋지게 잡았지만, 글러브에서  공을 빨리 빼내지 못하는 바람에 타자 주자는 1루에서 세이프가 되었고, 2루에 있던 문성주는 3루를 거쳐 냅다 홈까지 파고들어 이날의 승부를 결정지었습니다. LG 팬들과 삼성 팬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pF4rdtmHWE 

 

염경엽 감독은 LG 트윈스 29년 무관의 한을 풀 것인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가 끝나고 LG 트윈스는 레전드 출신의 유지현 감독을 경질했습니다. 유지현 감독이 정규시즌에서  분명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서 업셋 당한 책임을 물은 것이죠.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무려 29년째 LG는 정성에 오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를 우승 적기로 삼은 LG는 우승 한풀이를 해줄 승부사를 찾았습니다. 우승 경력도 있고 단기전 운용이 뛰어나다고 평가를 받는 선동열 전 감독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렸죠.

 

하지만 LG는 염경엽 감독을 선택했습니다. 염경엽 감독이 이전에 맡았던 넥센과 SK에서 분명히 지도력을 발휘했지만, 염 감독 역시 단기전에서는 좋은 결과를 맺지 못했기에 의아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었죠. 특히 LG 팬들의 불만이 상당했습니다.

 

이 모든 상황을 염경엽 감독도 잘 알고 있기에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할 것입니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다면 염 감독에 대한 거취가 당장 도마 위에 오를 것입니다. 일요일 경기에서 보인 염경엽 감독의 짜증 섞인 모습도 이러한 압박감과 연관이 있을 것입니다.

 

시즌 개막하고 초반이지만 현재 LG는 6승 2패를 기록하며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고우석, 오지환, 이재원 등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상태에서 거둔 성적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염경엽 감독이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올 시즌 LG의 최종 순위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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